어물전 청 한남 해산물 코스요리 솔직 후기

어물전 청 한남 해산물 코스요리 솔직 후기

 

모임이 있던 날, 한 친구의 추천으로 <어물전 청 한남>을 방문했다.
어물전 청은 해산물 요리를 선보이는 한식당. 한남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지점이 있다.
우리가 방문한 한남점은 어물전 청 지점 중에서도 위치, 주차 면에서 평가가 좋아 방문 전부터 기대가 됐다.
한남점은 나인원 맞은편, 가우디를 연상시키는 흰색 파도같은 건물 2층에 위치해있다.

 

어물전 청 한남 

비밀스런 입구, 탁 트인 뷰

한남동을 자주 지나다니는 분이라면 아마도 이 희끄무레한 건물을 여러 번 봤을 것이다.
나도 대학생 때부터 한남동을 부지런히 오갔기에 이 건물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직접 건물에 들어가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동네를 걸어다녀본 것도.
그만큼 나에게 이 쪽 동네는 신기하고 새로운 곳이다.

처음엔 건물의 입구가 보이지 않아 좀 당황했다. 그런데 주차장 안 쪽으로 들어가니 “매장입구”라는 화살표가 보였다.
이 화살표가 가르치는 곳에는 검정색 문이 하나 있었는데, 옆쪽 출입문 버튼을 누르면 이 문이 열린다고 써있었다.
옆 버튼을 누르자 이 무겁고 열리지 않을 것 같은 묵직한 문이 사르르 열렸다. 마치 비밀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엘레베이터로 올라가도 좋고 걸어 올라가도 좋은데, 나는 계단을 택했다. 고작 2층이니까.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중간엔 커다란 거울이 있다. 인증샷 찍기도 제격!

2층에서 또 한 번 무거운 문을 밀어내면, 그제야 어물전 청에 닿는다.

매장의 첫 인상은 쾌적하다는 것이었다. 공간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테이블도 간격이 넓었다.
큰 통유리 너머로 나인원 쪽 한남동 뷰도 보였다. 남산과 하얏트호텔까지! 뷰 맛집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테이블 위 메뉴판에는 우리가 미리 예약한 코스의 구성이 적혀있었다. 왼쪽엔 예약자 이름과 함께 환영 문구가 기재되어있었다. 음식을 아직 먹진 않았지만, 이런 사소한 문구 하나로 코스 출발 전부터 기분이 좋다.

 

맡김 차림 / 89,000원

일행이 다 도착하자 가장 먼저 성게알 아이스크림과 배추, 멸치쌈장이 제공되었다.

요 쌈장은 멸치의 짠맛이 더해져 정말 맛있었다. 배춧잎에 조금씩 넣어먹으면 감칠맛이 싹 돌더라.
성게알 아이스크림은 신박하긴 했으나 내 입맛에 놀라울 정도로 맛있는 건 아니었다. 그냥 특이하고 짭쪼롬한 크림 정도.

비주얼은 예쁘다. 인스타그래머블!

두번째로 나온 음식은 농어. 여기에 유자로 만든 주황색 소스를 부어 주신다.
유자 소스는 신 맛이 거의 없었고 되레 향이 적었다. 그래서 생선의 고소함이 더욱 도드라졌다.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던 듯 하다.

제철 모듬회. 시즌이 막 시작된 전어부터 여러 종류의 회가 조금씩 들어있다.
맛은 있는데 약간 양이 너무 적어 감칠맛만 나는 느낌.. 내가 생각하는 회는 한바닥 가득 채워두고 시작하건만. 여기 회는 정말 맛만 보라는 식이라 식사하면서도 좀 어색했다.

고성 단새우 파스타. 내가 이날 어물전 청에서 먹은 여러 메뉴 중 가장 맛있었던!
파스타가 적당히 짭쪼롬하고, 단새우도 정말 입에서 단 맛이 날 정도로 살살 녹는다. 이 파스타는 집에서 재현해보고 싶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

그 다음, 떡갈비, 꽃게탕, 그리고 밥이 나왔다.
꽃게탕도 하.. 정말 양이 너무나 적었다. 세 명이 나눠먹기 애매했을 정도.
나눴더니 작은 국그릇에 반도 차지 않았다.

떡갈비는 제법 커서 배를 채우기 괜찮았다. 함께 나온 양파김치, 김, 장아찌 등과 곁들여 잘 먹었다. 물론 밥도 양이 적었지만.

그다음엔 새우버거가 한 피스씩 제공됐다. 새우 살이 정말 두툼하고 식감도 역대급으로 탱글탱글해 새우버거는 맛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것도 양이 너무나 적었다. 제가 양이 많은 편은 아니고 지극히 보통이지만 솔직히 이전 코스를 생각하면 버거피스 두 개 정도는 거뜬히 먹을 수 있는데 말이죠.

요건 아이스크림. 살짝 버터 맛이 날 정도로 크리미하소 살짝 느끼했다.
이렇게 나의 한상 코스는 끝이 났다.

 


 

어물전 청 솔직 후기

기대가 너무 컸을까? 전반적으로 맛은 무난했지만 양이 너무 적었다.
그리고 여기 나오는 음식들은 대부분 별다른 시즈닝 없이 재료 만으로도 맛있는 해산물들이라,
오히려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시즈닝/소스와의 조합이 살짝 어색하게도 느껴졌다.
가격이 89,000원이라면 좋은 해산물을 쓴 재료값과 위치 등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것 같고
만약 10만원이 넘어간다면 방문하지 않을 듯 하다.

그래도 뷰. 주차 편의성. 교통 편의성. 깔끔한 공간과 메뉴판에 적힌 웰컴 문구 등을 고려해서
만족도는 한 60~70%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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